
'후궁: 제왕의 첩'을 미리 본 사람들의 반응은 확실히 갈린다. 야하다, 야하지 않다. '은교'가 베일을 벗은 후 '야하지 않다'라는 것에 집중됐던 것과 비교해 본다면 눈길을 끌만한 결과다.
배우들의 정사신은 사실 숨이 막힌다. 두 눈을 질끈 감게 만들 정도랄까. 보는 사람도 힘이 드는데 직접 연기한 배우들은 현장에서 대체 어땠을까 싶다. 물론 관객의 입장에서는 보이는 그대로 가볍게 즐길 수도 있다. 하지만 맨 몸으로 부딪치는 정사가 가벼울지언정 배우들의 연기는 절대 가볍지 않다.
김동욱에게도 노출과 베드신은 배우 인생을 시작한 후 첫 도전이었다. 걱정이 많았던 것은 당연,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부담도 상당했다. 생각보다 많은 장면에 파트너도 매번 바뀐다. 행위보다는 상황 자체가 충격적이다. 특히 김동욱 조여정 김민준 조은지, 네 배우가 동시에 스크린에 등장하는 모습은 전례가 없는 베드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리적인 긴장감에 몸이 잘 풀리지 않았다"는 김동욱은 "작품을 통해 베드신을 처음 연기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충격도 상당했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 계산도 안됐다"며 "더 어려웠던 것은 지독한 감정을 함께 표현해야 했던 부분이다. 그 순간만큼은 지옥 같았다. 쉽지 않아"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그만큼 치떨리게 연기한 결과, 영화에 배우들의 의도가 제대로 녹아들었다는 점이다.
"선배님들께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선배님들이 다 만들어 주셨거든요. 모든 배우가 그렇잖아요. 내가 지금 해야할 것들에 먼저 집중하고 고민하고. 근데 선배님들은 '저 사람이 오늘 예민하구나'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늘 한결 같으셨죠. 편안한 마음으로 서로를 믿게 만드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배려인 것 같아요. 이경영 박철민 박지영 오지혜 선배님 모든 분들께 큰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122분을 쉼없이 내달리는 탓일까.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있었냐는 가벼운 질문에도 김동욱은 "시간 상 편집된 장면들이 있는데 감독님도 어쩔 수 없이 잘라내면서 너무 속상하셨다고 하시더라"며 "그렇게 122분으로 압축된 작품인데다가 우린 정말 한 신 한 신 미친듯이 힘들여 찍었다. 그래서인지 어느 신이건 애정이 안가는 부분이 없다"고 진심어린 속내를 밝혔다.
"이렇게 말하면 '쟤 또 홍보하네' 하실 수도 있지만(웃음) 아무래도 전 이제 조금씩 역할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보니 영화를 객과적으로 보기 힘들었어요. 관객 분들이 보신 후에 어떤 장면이 가장 좋았는데 꼽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함께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들의 평도 많이 궁금해요. 진짜 긴장되네요. 하하."
'후궁: 제왕의 첩'은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지독한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의 정사(情事), 광기의 정사(政事)를 그린 에로틱 궁중 사극이다. 6월 6일 개봉한다.
조연경 j_rose1123@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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