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1일 금요일

"브라우니는 `정여사`의 신보라"(인터뷰)

- KBS2 `개그콘서트` 코너 `정여사`팀
- "바꿔줘" 몰상식한 고객 풍자+코믹 여장으로 인기
- `1박2일` 상근이? 개인형 브라우니 어떻게 나왔나 보니
- "`제니퍼`김재욱 선배가 언니 합류 욕심 내"
- 여장하고 男화장실 가면 "앗"

KBS2 ‘개그콘서트’ 코너 ‘정여사’ 팀의 송병철, 김대성, 정태호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한 레저용품 가게. ‘진상녀’가 떴다. “(은색)돗자리를 샀는데 이상해요, 눈이 너~무 부셔요.” 점원은 난감하다. “손님, 근데 이거 사용하신 제품이라 교환이 어렵습니다.” ‘진상녀’는 그래도 막무가내다. “등이 너~무 배겨 살 수가 없어요. 빨리 바꿔줘요.” 점원이 할 수 없이 교환해주겠다고 하니 한 술 더 뜬다. “아니, 돗자리 말고 프랑스제 텐트로 바꿔줘요.” 점원이 참다못해 화를 내면 ‘진상녀’는 애견을 찾는다. “브라우니, 물어!” KBS2 ‘개그콘서트’ 코너 ‘정여사’(김대성, 송병철, 정태호)얘기다. 얼룩을 묻히고도 새 옷 교환을 당당히 요구하는 일부 몰상식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풍자. 공감대 형성에 성공한 ‘정여사’가 화제다. 김대성과 정태호의 여장과 감칠맛 나는 연기에 시청자 호응도 좋다. “방송 첫회 나가고 녹화를 했는데 방청객들이 ‘너~무’ 등의 대사를 따라 해주셔서 놀랐어요.” 하지만, 기쁨도 잠시. 공은 다른 이(?)에게 돌아갔다. “사람들이 우릴 보면 브라우니(개인형)만 찾아요. ‘용감한 녀석들’에서 신보라만 찾듯이.” 정태호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설정이 과하긴 하지만 통쾌하다는 평이다. 소재를 어떻게 잡았나

▲김대성: 개그맨 되기 전 마트 등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일하다 별 아주머니를 다 만났다. 문제집 사가서 풀고는 전에 샀던 거라고 다시 바꿔달라고 하고. 황당했다. 개그맨 되고 나서 아이디어를 찾다 이 소재를 개그로 활용하고 싶었다. 코믹함을 살리기 위해 강남에 사는 부자 모녀로 설정을 잡았다. 사모님들 보면 고급스러운 개도 끌고 다니잖나. 그래서 개인형을 소품으로 활용했다.

KBS2 ‘개그콘서트’ 코너 ‘정여사’
-브라우니가 ‘제4의 멤버’다. 시청자 호응이 뜨겁다. ‘1박2일’ 상근이처럼

▲정태호: 처음에는 사실 브라우니가 마음에 안 들었다. 콜리 종을 연상케하는 고급스러운 개인형을 찾았는데 못 구해 할 수 없이 썼다. 그런데 코너 검사받을 때 제작진 반응이 은근히 좋더라. 진짜 개를 데려올 수 없으니 인형을 써 살아 있는 생물처럼 반전의 재미를 주려 했다. 다 인형인 줄 알지만, 막상 “고기 먹어” 하고 반응 없으면 “으이구, 브라우니 채식주의”라고 받으면 재밌잖나. 지금은 무대에 서면 방청객 시선이 브라우니한테만 간다. 방송 후 모니터를 해봐도 트위터에 ‘브라우니 정말 재미있다’ ‘브라우니 좋다’는 얘기뿐이다.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 지금 브라우니 인형 동났다고 하더라.(웃음)

-브라우니와 ‘정여사’란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송병철: 개 이름은 우연하게 나왔다. 처음에는 불어로 지을 생각이었다. 방송 잘 들어보면 정여사가 무대에 등장할 때 샹송이 나온다. 격을 높여주기 위해 불어 이름을 고민했으나 마땅 한 게 없더라. 입에 잘 붙지도 않고. 그래서 브라우니로 가기로 했다. 코너명은 ‘여사의 품격’ ‘청담동 여사님’ 등을 고민했다. 그러다 단순하면서도 임팩트있는 ‘정여사’로 의견을 모았다.

KBS2 ‘개그콘서트’ 코너 ‘정여사’ 팀의 송병철, 김대성, 정태호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장이 잘 어울린다

▲정태호: 김대성이 여장에 신경을 많이 쓴다. 점점 예뻐지려고 한다. 화장도 짙어진다. 눈썹도 일일이 다 그린다. 가발도 소품실에 있는 걸 쓰지 않고 따로 자기걸 사왔다. 옷도 마찬가지다. ‘개그콘서트’ 여자 작가랑 예쁜 옷 찾는 게 취미다. 분장하는 데 한 시간은 걸리는 것 같다. 잘 보면 ‘정여사’ 모녀 스타일이 다르다. 난(정여사)지조있는 인상을 주기 위해 검은색 의상을 주로 입는다. 중세에 썼을 법한 챙이 큰 모자를 즐겨 쓴다. 반면 대성(정여사 딸)이는 분홍색 톤 의상을 주로 입는다. 발랄하고 통통 튀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개그콘서트’에서 여장하면 박성호 아닌가

▲정태호: 안 그래도 김재욱 선배가 자꾸 저작권을 주장한다. 김 선배가 “뽀로롱” 하며 제니퍼 역을 했잖나. 여성스럽게 “하이” 그러면서. 그래서 그런지 내가 자기 따라 했다고 우긴다. 그러다 언니로 나가면 안 되겠니 하더라.(웃음)

-여장으로 인해 생긴 황당한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다

▲김대성: 아무래도 화장실 갈 때다. 여장을 하고 남자 화장실을 들어갈 때가 있다. 녹화 앞두고 여장 지우고 갈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화장실에서 서서 볼일을 보면 다들 들어오자마자 “앗”하며 놀라 다시 나간다. 여자 화장실인 줄 알고.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소변 볼 때 포즈가 ‘진상’이다. 나와 정태호 형 둘 다 팬티스타킹을 신는다. 뒤에서 보면 ‘더럽다’는 말이 절로 나올거다.(웃음)

KBS2 ‘개그콘서트’ 코너 ‘정여사’ 팀의 송병철, 김대성, 정태호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대성 정태호보다 송병철의 존재감이 다소 약해 보인다

▲송병철: 나도 웃기고 싶은 욕심은 있다.(웃음) 그래서 분장도 해보고 별거 다해봤는데 반응이 세게 오지 않더라. 개그는 팀워크다. 누가 웃기기 위해서는 꼭 받쳐줘야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사실 바람 잡아주는 게 더 어렵다. 일종의 사회자 역할이랄까. 여기서 내 길을 찾았다. 물론 언젠가는 좀 더 개성 있는 내 길을 만들고 싶다.

-상황이 반복된다. 금세 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김대성: 개그 확장을 계속 고민 중이다. 지금은 물건 교환 수준이지만 이제는 여러 장소를 찾아갈 생각도 하고 있다. 비행기 안에서 “자리 바꿔줘”를 할 수 있고. 지켜봐 달라.

Source & Image : 이데일리 via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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