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0일 월요일

백아연 "JYP, 방송과 다를 줄 알았는데..."

[티브이데일리 윤효정 기자] 올해 초 SBS 'K팝스타'를 통해 대중에게 깊게 각인된 이가 있다. 담백한 목소리로 노래하며 'K팝스타' 속 존재감을 드높인 열아홉 소녀 백아연이다.

최종 3위로 오디션을 끝마친 백아연이 종영 4개월 후 'K팝스타' 도전자 최초로 정식 가수 데뷔를 하게 됐다.

본격적인 가수 데뷔도 전에 파파라치 사진이 찍히는 등 준연예인의 삶을 살고 있는 백아연이지만, 여전히 보는 모든 세계가 신기하고 설레는 일들의 연속이다.



◆ 꿈에 그리던 데뷔

백아연은 데뷔소감에 대해 "떨리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해요. 'K팝스타' 첫 번째 주자잖아요. 첫 스타트를 잘 끊어야되겠다는 생각에 떨리기도 하고 제가 잘해야 다음 나올 친구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을 것 같아요. 그리고 'K팝스타' 시즌2도 잘 될 것 같아요"라면서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대중만이 1등이 1번으로 데뷔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 회사갔을 때 빨라도 데뷔가 내년 1월 쯤이라고 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연습생 계약이고 (박)지민이는 전속계약을 했잖아요. 당연히 지민이가 먼저 데뷔할 거라고 생각했죠."

백아연은 꿈에 그리던 데뷔를 들었을 때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전한다. "'느린 노래' 가이드를 녹음해보자고 해보셔서 어울리는지 확인해보려고 하시나보다 생각했는데, 다음날 '아연아, 너 이제 데뷔 100일도 안 남았어'라고 하시는거에요. 정말 그 날은 하루종일 입이 귀에 걸려있었어요. 좋아서요. 물론 바로 불안감이 들었지만요. (웃음)"

백아연은 JYP에 1위를 한 박지민 TOP10에 이름을 올린 박제형과 한솥밥 식구다. 동고동락한 동료들에게 쉽사리 데뷔 이야기를 꺼내진 못했다.

"처음에는 지민이에게 말해주지 못했어요. 저도 당연히 지민이가 먼저 데뷔할거라고 생각했고 왠지 미안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민이가 먼저 '언니 데뷔하는 거 알지? 축하해'라고 말해줬어요. 그래서 저도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해서 처음에 말을 못했다'고 솔직히 털어놨죠."

백아연에게 데뷔순서는 중요한 것이 아니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가는 지가 중요하지 않겠냐고 말해주자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내 속상했던 일을 털어놓는다.

"데뷔한다고 기사가 났는데 댓글을 보면 '1등이 먼저 데뷔하는 게 규칙아닌가?'하는 댓글도 많더라고요. 규칙은 아닌 것 같은데...(웃음) 그런 댓글에 상처를 받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댓글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이제 차차 적응하면 점차 나아지겠죠?"

그래도 부모님의 이야기를 꺼내자, 얼굴이 환해진다. "부모님 진짜 좋아하셨어요. 데뷔가 2개월 전에 결정이 됐는데 엄마가 자꾸 주변분들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셔서 말리느라 힘들었어요. 하하. 아빠는 은근슬쩍 '아 느린 노래 듣고싶다'이러면서 만날 좋아하시고 자랑스러워 하세요."



◆ JYP의 품에서

'K팝스타'의 룰대로, 우승을 차지한 박지민은 JYP를 선택했고, 백아연은 JYP의 선택을 받았다.

"저는 기다리는 입장이었고 생각해보니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더라고요. (웃음) 속으로 바랐던 것은 '3사 중에 한 군데라도 연락와라' 그런 생각이었어요. 그 순간만큼은 선택권이 있는 지민이가 정말 부럽더라고요. JYP에서 연락이 왔고 저랑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발라드할 때 말하듯이 부르는 느낌이었었고, 저도 그런 부분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도 트레이닝하다보면 박진영 PD님과 잘 맞아요."

'K팝스타'에 나가기 전, 백아연은 JYP엔터테인먼트 공개오디션에서 두 차례나 낙방한 묘한 인연이 있기도 했다. 백아연은 자신이 기존의 연습생에게는 낙하산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많이 가까워졌다고 한다. 학교를 마치고 연습실에서 밤 10시까지 연습하는 스케줄, 고되게 느껴질 수도 있으련만 백아연에게는 하루하루가 재미난 과정같았다.

"박진영 PD님 실제로 보면 방송이랑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똑같으세요. 말하듯이 부르기, 찍고 날리기, 공기반 소리반 똑같아요. 그리고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부르게 하는 것도요. 감정을 중요시하게 여겨서 이별 노래인데 정확한 발음으로 부르는 걸 싫어하시죠."

"조권 선배님이나, 민 선배님은 방송에서 PD님 이야기를 많이 하시잖아요. '이런 옷' 하고 부를 때 '런'에 감정이 없다고 한 일화처럼요. 저도 '가슴이 아파'를 부르는데 '파'에 감정이 없다고 하셔서진짜 신기했어요. 하하. 그래도 PD님 방송에서 재밌게 나오는 것 좋아하세요. 웃긴 장면 나오면 물개박수 치시면서 좋아하시죠."



박진영을 만나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고, 선배들의 증언으로만 보던 독특한 배움을 받게 되는 것은 즐거웠지만 힘겨울 때도 많았다.

"입시준비하면서 발음을 또박또박 하는 것과 음정을 정확하게 하는 것에 익숙해져있었는데, JYP에서는 그런 것들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버리기가 힘들더라고요. 예를 들면 온 몸에 힘을 빼고 불러야 된다는데 어떻게 힘을 빼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모르겠었어요. 가사를 어눌하게 한다던지, 5개의 글자면 1, 3, 5는 찍어야 된다던지 하는 그런 스타일이요."

백아연에게 JYP에서 짧은 연습생시절을 보내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아연은 '초심'이라고 답했다.

"PD님이 '아연아 네가 데뷔하고 나서 연예인이 되고 유명인들과 친해지더라도 5년 10년 뒤에도 연습실로 돌아올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이죠. 그리고 '착한 이기주의자'가 되라는 말씀도요. 놀자는 유혹에도 이기적인 마음으로 연습실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고 하시면서요. 감사한 마음 뿐이에요."

백아연의 트레이닝을 전담했던 박진영의 곡이 백아연의 앨범에 실리지 않았다. 백아연은 이에 대해 "오해를 많이 하시는 분들은 '박진영이 백아연에게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먼저 앨범에 실리게 될 다섯 곡이 빨리 결정이 된 것이에요. 항상 옆에서 많이 가르쳐주셨으니까 곡이 없다고 해서 아쉬운 것은 없어요. 좋은 노래가 나오면 PD님과 함께 하면 되니까요."

백아연의 데뷔앨범은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인 청아한 음색이 돋보이는 곡들이 수록됐다. 타이틀 곡 '느린 노래'는 백아연의 목소리와 멜로디를 중점적으로 표현하면서 전자음 일색인 현 아이돌 음악과는 차별화를 뒀다. 또한 곡의 후반부 깨끗한 고음을 내지르는 부분은 듣는 이들을 모두 깜짝 놀라게 할 정도다.

백아연은 "'느린 노래'는 듣자마자 타이틀곡이 아니더라도 앨범에 꼭 싣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머물러요'는 2시간 만에 녹음이 끝날 정도로 저랑 잘 맞았어요, 'Love Love Love'는 유일한 러브송이고 또 'Always'는 Jun.K 선배님이 주셔서 정말 소중한 곡이에요. '니가 떠나간다'는 가사가 정말 슬프다고 생각한 노래에요. 노랫말이 정말 현실적이에요."라면서 자랑을 잊지 않았다.

백아연은 데뷔 후의 일들에 대해 정확히 알았다. 데뷔가 꿈처럼 달콤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결국 자신의 과거와 비교되거나,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될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알았다. 그리고 노력한 결과 정답은 결국 '노래'였다. 백아연은 노래로 말하고자 했다.

"'K팝스타'와 똑같다는 말은 정말 듣고 싶지 않아요. 제 데뷔앨범을 들으시고 많은 분들이 '발라드를 잘해왔다고 칭찬을 받은 백아연이지만 감정표현이나 이런 게 많이 성숙해지고 발전된 느낌이다'라고 하셨으면 좋겠어요. 파워풀해진 백아연도 매력적이라는 것을."



[티브이데일리 윤효정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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