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31일 화요일

최윤영 절도, 알려지지 않은 속사정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최윤영(37)이 절도혐의를 받고 있다. 결혼 후 2년간 특별한 근황이 전해지지 않던 터라 충격이 더했다. 그녀가 절도혐의를 받고 있는 금액은 총 260만 원에 불과한데, 강남 최고급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어리둥절했다. 이에 언론은 '과소비', '생활고' 등 갖가지 추측을 쏟아냈고, 정작 본인은 경찰 수사에 일체 임하지 않은 채 꽁꽁 숨어버렸다.

미국의 명문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1995년 제39회 미스코리아 선에 당선, 지적인 이미지의 배우로 인기를 모았던 최윤영. 영화 < 투사부일체 > 를 비롯해 드라마 < 선녀와 사기꾼 > , < 파파 > , 시트콤 <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진 그녀는 2003년에는 요가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CEO로도 주목받았다. 2010년 6월 돌연 딸을 출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한 달 뒤에는 미국 맨해튼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린 후 연예계를 떠났다. 남편은 세 살 연하의 사업가로 알려졌으며, 이 외 구체적인 근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스코리아에서 절도범으로 추락… 사건 일지

그러나 그녀의 근황은 뜻밖에 절도사건으로 알려지게 됐다. 지난 6월 20일, 평소 최윤영과 친하게 지냈던 피해자 김 모 씨는 최윤영이 자신의 집에 다녀간 후 현금 80만 원과 10만 원권 자기앞수표 10장이 들어 있던 80만 원짜리 명품지갑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김 모 씨는 사건 이틀 후 청담파출소에 도난신고를 했으며, 미리 적어놨던 수표 10장의 일련번호를 제시했다. 경찰은 해당 수표가 거래된 은행을 파악한 뒤 CCTV를 판독했고, 그 결과 최윤영이 훔친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는 모습을 확인해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에 최윤영은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지갑이 왜 나에게 들어와 있는지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CCTV 영상을 보여주자 그제야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피해자 김 모 씨의 합의 여부가 관건이었다. 본래 절도죄는 6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지만, 합의가 이뤄질 경우 형량이 감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모 씨는 끝내 합의하지 않았고, 최윤영은 경찰의 보강 조사에 세 차례나 불응해 현재 사건은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강남댁 최윤영, 왜 절도했나?

강남 부촌의 최고급 빌라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잘 살고 있는 줄만 알았던 최윤영. 사건이 알려지자, 각종 언론은 그녀가 절도범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됐다. 이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몇 가지 사실이 추가 보도됐고 언론은 처음에는 '생활고'로, 그 다음에는 '과소비'로 절도 원인을 바꿔 보도했다.

언론에서는 최윤영이 생활고로 절도했다는 근거로 그의 요가사업 실패를 들었다. 최윤영은 요가학원을 오픈해 직영점 3곳과 프랜차이즈 17곳을 거느리며 사업 규모를 확장했다. 하지만 최근 수입이 줄어들면서 약 1년 반 전에 문을 닫았다는 것. 과소비가 문제였다고 보는 주장은 그녀가 거주하는 고급 빌라의 '억' 소리 나는 매매가가 알려지면서부터다. 최윤영은 이 빌라에 월세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일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지출을 줄이지 않은 것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자는 며칠에 걸쳐 최윤영의 강남 자택 주변을 맴돌았다. 굳게 닫힌 문밖에서 그녀의 모습이 보일 리 만무했지만, 대신 "최윤영을 거의 매일 본다"는 동네 주민과 청담동 부동산 전문가 그리고 최윤영과 함께 요가클럽을 운영했던 지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착실하고 수수한 아메리칸 스타일 부부"

가까운 주민에 따르면, 최윤영은 자신의 절도혐의 기사가 터진 사건 당일에도 변함없이 아침 산책을 나섰다고 한다. 즉, 오후에 절도사건이 보도될지 전혀 몰랐다는 것. 인사성이 밝다는 최윤영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은 좋았다.

"매일 아침 두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하는데 참 부지런해요. 큰딸은 아빠를 닮아서 예쁘고, 아기인 둘째 아들은 아기띠로 메어서 꼭 안고 다녔어요. 그녀는 아이들 위주로 생활했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집 앞에 나와서 아이과 놀아주고, 교육관도 뚜렷해 보였어요."

일상에서 본 최윤영은 과소비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옷차림은 늘 아메리칸 스타일로 수수하다고 했다.

"항상 추리닝에 면 티셔츠 차림이에요. 머리는 질끈 묶고 화장도 거의 안 하고요. 미스코리아 출신인데, 명품을 두르거나 진한 화장을 하고 다니는 걸 거의 못 봤어요. 한마디로 연예계를 떠나서 참 소박하게 산다고 생각했죠."

부부가 모두 착실한 스타일이라고 전한 또 다른 주민은 최윤영의 남편에 대해 언급했다.

"단단한 몸매에 깔끔하고 남자답게 생겼어요. 최윤영 씨와도 종종 같이 다니는데 사이가 좋아 보였어요. 차는 외제차를 타고요. 전체적으로 생활고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어요."

"월세 밀리면 못 사는 집… "

강남 청담동 일대의 부동산을 돌며 그녀의 거주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현재 최윤영이 살고 있는 K빌라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살았던 유럽풍의 복층 고급 빌라로, 총 공급면적이 80평, 실 평수가 60평이다. 2003년에 완공됐으며 A동부터 H동까지 총 8개 동이 들어서 부촌을 이루고 있다. 전세가는 10억, 매매가는 20억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윤영처럼 월세로 거주할 경우, 보증금 2억이면 월세가 5백만 원, 보증금이 3억이면 월세가 3백만 원 내외라고 한다. 빌라의 복층 구조를 살펴보면, 1층에는 바닥이 전면 대리석으로 깔려 있으며 거실 1개, 방 1개, 욕실 1개, 주방 1개로 되어 있다. 2층에는 방 3개와 욕실 2개가 있다. 1층과 2층의 모든 방에는 드레스룸이 갖춰진 호화로운 구조다. "워낙 경제력이 있는 부자들만 사는 빌라라 이사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매물 자체가 잘 안 나온다. 잘 지어진 집이라 입주 희망자들 또한 많다. 만일 생활고로 월세가 밀린다면 살 수 있는 집이 아니다"란 것이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분석이었다. 최윤영이 실제 생활고를 겪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현재 K빌라 내에 매물로 나온 가구가 있는지 조사했다. 단 한 가구가 있었지만 최윤영의 자택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전 직장동료 "그럴 사람 아닌데"

2년 전까지 최윤영의 요가학원 운영을 도왔던 김 모 씨와 연락이 닿았다. 그녀는 "연락이 끊긴 지는 1년 반이나 돼서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이번 사건을 언급하는 데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내 "평소 지켜보기에 그럴 만한(절도를 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고 찹찹한 심경을 드러냈다.

결국 진실의 열쇠는 최윤영이 쥐고 있다. 그녀가 함구하고 있는 까닭에 사건은 검찰로 송치된 상태지만, 여전히 대중들은 그녀가 절도범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한 지인 관계'라고 밝혀진 두 사람이 끝내 합의하지 못하고 법적 심판을 받게 된 지금, 서로에게 심적 상처가 적은 방향으로, 보다 원만한 해결점을 찾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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