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혼모라니.. 불행의 아이콘을 사장으로 추대할 수 있겠어?"
장여사(오미희 분)는 6월 28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아이두 아이두'(극본 조정화/연출 강대선) 10회에서 황지안(김선아 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미혼모를 불행의 아이콘이라고 칭했다. 사장 자리를 꿰찰 수 있는 기회를 걷어 차고 아이를 택한 황지안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뱉은 대사였다.
장여사는 아이 아빠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겠다는 황지안 말에 코웃음을 쳤다. 장여사는 "뭘 착각하나 본데. 여긴 구두회사다. 환상을 파는 곳"이라며 "그런데 미혼모라니. 불행의 아이콘을 사장으로 추대할 수 있겠어?"라고 말했다. 황지안 신념과는 상관없이 무작정 미혼모를 불행의 아이콘이라고 칭한 꽉 막힌 생각이었다.
골드미스 황지안은 독신주의자였다. 결혼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 생각도 당연히 없었다. 하지만 실수로 아이를 갖게 됐고 낙태까지 결심해 병원을 찾았지만 결국 아이를 낳기로 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잠재됐던 모성애가 드러난 것.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신념은 변하지 않았지만 모성애 만큼은 달라졌다.
황지안은 아이 태명을 '발목이'로 지은 뒤 본격적으로 산부인과에 다니며 산모 수업까지 받았다. 구두에 미쳐 한평생을 살아온 황지안은 아찔한 킬힐 위에서 내려왔다. 내려온 것은 킬힐만이 아니었다. 쓸데없는 욕심 역시 황지안 마음에서 내려왔다. 아이를 갖지 않았을 때였다면 어떻게든 쟁취하고 싶었을 사장 자리. 황지안은 자신이 쌓아온 커리어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사장자리까지 포기했다.
황지안은 장여사에게 "사장 자리 포기하겠습니다"고 밝혔다. 아이를 위해 사장자리를 거부한 것. 이전의 황지안과 마찬가지로 오로지 커리어 욕심만으로 가득찬 장여사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결정이겠지만 황지안 선택은 다수 시청자들로부터 공감과 호평을 이끌어냈다.
김선아의 강단 있는 연기 역시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황지안을 더욱 빛나게 했다. 김선아는 모성애를 느껴가는 과정에서 나약해지기도 하고 강해지기도 했다. 짜증도 낼만큼 냈고 화를 폭발 시키기도 했다. 서서히 느껴지는 행복에 낯설어 하면서도 점점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김선아가 연기한 것은 골드미스의 카리스마만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김선아라면 미혼모에 대한 인식을 바꿔줄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마저 내비치고 있다. (사진=MBC '아이두 아이두' 캡처)
허설희 hu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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