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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동조합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국민예능’으로 불리던 ‘무한도전’도 22주째 결방사태를 맞았다. ‘무한도전 사수’를 위한 시민단체 및 야당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방송3사 예능프로그램은 새로운 구도로 재편됐다.
◆ ‘무도’ 무려 22주째 결방
지난 2월 시작된 노조파업이 4달 넘게 이어오면서 국민예능 자리를 지켜온 ‘무한도전’은 무려 22주째 결방됐다.
파업 이후 지난 방송을 재편집한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된 ‘무한도전’은 현재 4~5%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 2TV ‘불후의 명곡’과 SBS ‘스타킹’은 ‘무한도전’ 결방에 따른 반사이익을 받았다.
토요 저녁 시청률을 책임져온 ‘무한도전’이 무기한 결방되자 방송사 안팎의 걱정은 외주제작설, 폐지설로 표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태호 PD를 비롯해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노홍철 등 7인의 멤버들의 조화가 중요한 프로그램이라 대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8년째 국민예능으로 사랑받은 프로그램인 만큼 폐지라는 무리수 또한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급기야 ‘무도’ 결방사태 해결을 위해 시민단체 및 야당이 나서기도 했다. 각계 시민단체와 야당은 ‘MB 파업해결 및 김재철 퇴출 촉구 시민회의’를 통해 ‘쫌 보자 무한도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의 얼굴 가면을 쓰고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와 함께 김재철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전개되고 있다.
◆ 주말 예능, ‘런닝맨’·‘개콘’ 강세
‘무한도전’이 빠진 주말 저녁시간대 ‘런닝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유재석이 예기치 않은 휴식(?)으로 ‘무한도전’을 멈춘 가운데 SBS ‘런닝맨’에서 펄펄 날았다.
‘유느님’ 유재석이 묵묵히 이끈 ‘런닝맨’은 최근 전국 시청률 20%를 기록하며 인기가도를 달렸다. 박지성, 김희선 등 출연 게스트들의 면면도 화제를 모았다.
KBS 2TV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톱스타가 출연하는 SBS ‘신사의 품격’과 MBC ‘닥터진’의 등장에도 흔들리지 않는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고뤠’ ‘아니 아니 아니되오’ ‘인마..마..마’ 등 숱한 유행어를 탄생시켰는가 하면 ‘꺽기도’와 ‘아빠와 아들’ 등 단순하지만 허를 찌르는 코너도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개콘’에서 김준현과 신보라는 각각 ‘네가지’와 ‘용감한 녀석들’ 코너로 인기를 얻더니 명실상부 ‘CF스타’로 거듭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 MBC ‘울상’ · KBS ‘주춤’ · SBS ‘활짝’
상반기 예능은 방송3사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MBC 예능이 시청자의 외면을 받으며 울상 지었고, KBS는 전반적인 침체 속에 몇 코너에 기대 겨우 체면치례를 했다. 반면 SBS는 프로그램마다 고른 화제를 낳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MBC는 파업 여파 속에 ‘무한도전’이 결방되면서 MBC 예능 간판이 사실상 사라졌다. 월요 예능의 강자였던 ‘놀러와’가 SBS ‘힐링캠프’ KBS 2TV ‘안녕하세요’에 밀리는가 하면 야심차게 선보인 ‘주병진의 토크콘서트’가 시청률 부진으로 폐지되는 굴욕을 맛봤다. 일요일 저녁 방송되는 ‘나가수2’ ‘무한걸스’도 시청률 바닥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KBS는 멤버와 연출진을 새롭게 정비한 ‘1박2일’ 시즌2가 자리 잡기도 전에 파업여파라는 된서리를 맞으며 ‘런닝맨’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다소 위안이 되는 것은 ‘개콘’과 ‘안녕하세요’가 KBS 예능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개콘’이 일요 심야시간대 20% 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고, ‘안녕하세요’가 시청자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하며 선전하고 있다.
‘런닝맨’을 히트시킨 SBS는 SM, JYP, YG 등 대형기획사와 손잡은 오디션프로그램 ‘K팝스타’를 성공시킨데 이어 ‘정글의 법칙 시즌2’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강심장’ ‘짝’ ‘힐링캠프’ 등 평일 내보내는 예능프로그램역시 고른 시청률로 만족스런 성적표를 거뒀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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